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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의 위기? 디즈니의 선택은

by highryeol92 2025.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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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현재, 마블 스튜디오는 한때 전 세계를 뒤흔든 '슈퍼히어로 유니버스'의 절대강자에서 흔들리는 거인의 모습으로 회자되고 있습니다.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엔드게임> 이후 지속적인 확장을 시도했지만, 팬들의 피로도와 퀄리티 하락 이슈, OTT 중심의 전략 실패 등 다양한 문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동시에 마블의 모회사인 디즈니 역시 테마파크, 콘텐츠, 스트리밍 등 전 분야에서 전략적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죠. 이 글에서는 마블의 현재 위기를 짚어보고, 디즈니가 어떤 방향으로 이 IP를 살릴 수 있을지 분석해봅니다.

마블의 위기: 팬덤 피로도와 수익성 하락

마블 스튜디오는 2008년 <아이언맨>을 시작으로 <어벤져스: 엔드게임>(2019)까지 이어진 '인피니티 사가'를 통해 할리우드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프랜차이즈를 만들어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공개된 페이즈 4~5 작품들은 상업성과 완성도 모두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터널스>,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는 기존 캐릭터에 비해 인지도가 낮고, 내러티브 구성도 산만하다는 비판이 많았죠.

OTT 플랫폼 디즈니플러스 중심으로 제작된 마블 드라마들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완다비전>, <로키>는 초기에는 신선한 시도로 주목받았지만, 이후 작품들은 과잉 공급과 연결성 부족으로 인해 팬덤의 혼란을 초래했습니다. 팬들이 '언제, 어디서, 무엇을 봐야 하나'에 대한 피로감을 느끼기 시작한 것이죠. 실제로 2023~2024년 사이 마블 관련 콘텐츠의 관객 수와 시청 수는 급격히 하락세를 보였으며, 비평 점수 역시 하락했습니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마블의 위기는 분명합니다. 코로나19 이후 극장 시장의 회복세가 둔화된 가운데, 마블 영화는 더 이상 '무조건 흥행 보장' 콘텐츠가 아니게 되었고, 제작비 대비 수익률은 계속 감소 중입니다. 블록버스터에 대한 관객의 기대가 높아진 반면, 마블은 이를 충족시키지 못한 셈입니다.

디즈니의 선택: 리셋과 집중 전략

마블의 위기를 인식한 디즈니는 최근 몇 가지 전략적 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움직임은 바로 ‘콘텐츠 리셋’입니다. 케빈 파이기가 이끄는 마블 스튜디오는 페이즈 6 이후 다시금 핵심 캐릭터 중심의 스토리로 회귀할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대표적인 프로젝트로는 <데어데블: 본 어게인>, <데드풀 3>, 그리고 <어벤져스: 시크릿 워즈>가 있습니다. 이 중 <데드풀 3>는 R등급 콘텐츠로서 마블 내 차별화를 시도하며, 기존 MCU 팬은 물론 새로운 관객층을 유입하는 실험적 시도라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디즈니는 드라마와 영화 간의 연결성을 강화하는 대신, 독립적인 콘텐츠 개발로 방향을 조정하고 있습니다. ‘모든 작품이 연결되어야 한다’는 기존 MCU의 룰을 완화하고, 각각의 이야기가 자립적인 완결성을 갖도록 구조를 바꾸고 있는 것이죠. 이는 신규 유입 관객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기존 팬들에게도 선택적 소비를 가능하게 합니다.

한편, 디즈니는 IP 중심의 사업 다각화에도 힘을 쏟고 있습니다. 마블 캐릭터를 활용한 테마파크, 게임, NFT, 실물 굿즈 시장 등에서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려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아시아 시장, 특히 한국, 일본, 인도 시장을 겨냥한 로컬 콘텐츠 개발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전략은 마블이 단순히 영화 스튜디오에 머무르지 않고,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으로 확장되기 위한 필수 조건입니다.

마블과 디즈니, 미래는 어떻게 바뀔까?

앞으로의 마블은 예전처럼 ‘매 작품 대흥행’을 기대하긴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시도를 통해 다시금 브랜드의 방향성을 재정립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래는 어둡지만은 않습니다. 특히 <엑스맨>, <판타스틱4>와 같은 새로운 IP가 본격적으로 MCU에 편입될 예정이라는 점은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과거 ‘어벤져스 중심’의 서사에서 벗어나, 더욱 풍성하고 다층적인 세계관을 형성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리고 있는 것이죠.

또한 디즈니 전체의 구조적 변화도 마블의 미래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습니다. 디즈니는 최근 CEO 복귀한 밥 아이거의 주도 아래, 수익 구조 개편과 콘텐츠 정제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수량보다 품질'을 중시하겠다는 철학은 마블뿐 아니라 디즈니플러스 전체 콘텐츠 전략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결국 마블은 위기 속에서 자산을 정리하고, 디즈니는 그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선택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 변화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아직 단언할 수 없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더 이상 마블이 ‘무적의 브랜드’가 아니라는 점이며, 디즈니가 선택하는 방향에 따라 마블의 운명은 전혀 다른 결말을 맞을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마블의 위기는 분명하지만, 그 위기를 관리하고 다시 브랜드 가치를 되살리려는 디즈니의 전략은 지금 중요한 변곡점에 있습니다. 팬들이 원하는 건 단순한 스펙터클이 아닌 의미 있는 이야기, 정제된 콘텐츠, 그리고 연결보다 몰입입니다. 디즈니는 이제 선택의 기로에 서 있으며, 그 선택이 마블의 10년을 결정지을 것입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다시 마블의 콘텐츠를 바라보며, 변화의 흐름을 함께 관찰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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